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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대만(Taiwan)

#11 다시, 현실로 : 블로그 개편

by Universe7 2020. 9. 17.

#다시, 현실로

 

공항 안에서 이제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덮쳤다. 너무나도 막막해 한국으로 가지 않고 이 상태로 그냥 떠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찼다. 멍한 상태로 공항에서 앉아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그 느낌이 기억이 생생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초조함과 식은땀까지 났다. 정신없는 상태로 한국으로 향하는 새벽 비행기를 타서도 계속 생각했다. 이 자유로움을,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을 언제쯤이나 다시 느낄 수가 있을까. 그것을 몰랐기에, 겁이 났고 우울해 더욱 돌아가기 싫었다.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많은 이유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가족이나 연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혹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서 등. 하지만 이번 여행에선 너무 지치고 겁이 났다랄까. 겉으로는 담담한 척하며 현실로부터 도망치듯 비행기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포스팅할 예정인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호주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뭐 이리도 걱정이 많은지, 언제쯤이면 해외여행을 갔을 때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닌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을까.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여행은 현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피하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 아닐까.

 

*(추후에 여행의 이유에 대해 포스팅 예정이다.)

#블로그 개편, 방향

 

총 10편의 포스팅으로 대만 여행에 대한 모든 포스팅을 마쳤다. 블로그의 전체 포스팅이 그렇게 많지 않고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지만 조금이나마 글을 더 쓰고 블로그를 꾸준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이 블로그의 방향을 다시, 한번 더 잡아보고자 한다. 이전에도 (2020/03/20 [일상]새로운 도전과 실망)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일까?

 

Notion이나 연습장에 글로 나의 생각이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즐거웠다. 하지만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불안하고 긴장이 됐다. 더욱 완벽한 문장으로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보자면 그저 내 욕심이 많아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너무 산만하게 포스팅을 해서라는 걸 알게 되었다. ex) 경험, 정보, 쇼핑리스트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블로그는 무엇일까?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한 블로그인가? 혹은 '나'의 이야기를 담기 위한 블로그인가? 두루뭉실하던 것이 이렇게 글로 써 놓으니 두렵도록 명확해졌다. 특정 장소나 관광지에 대한 단순한 정보는 무척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한 여행, '나만의 경험'은 그곳에 없다.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고.. 그 누구도 겪을 수 없는 '나'의 여행 말이다. 나는 후자를 택했고 천천히 블로그를 이에 맞춰 하나씩 하나씩 바꿔 나갈 것이다. 카테고리, 제목, 그리고 글의 내용까지도.

 

긴 시간 동안 방황했지만 블로그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확실히 찾은 것 같아 기쁘다. '에세이'라고 말하기에는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내 블로그의 주 콘텐츠는 '여행 에세이'가 될 것이다.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서두르지 말고 끈기 있게 나아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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