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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기/대만(Taiwan)

#5 Thirs Tea/신베이터우(新北投,Xinbeitou)/온천/지열곡/시내버스 팁

by Universe7 2020. 1. 11.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신베이터우(新北投,Xinbeitou)로 가기 위해서 잠시 멈춰서 길을 찾아봤다. MRT역과는 거리가 조금 있어서 버스를 이용해 가기로 결정하고 잠시 벤치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해가 따가웠지만 구름도 적당히 있고 바람도 불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날씨였다. 내가 앉아 있던 벤치바로 옆에도 오토바이가 주차되어있었다. 근처에 오토바이샵이라도 있는걸까 그런 생각도 잠시 들었다.

 

카메라와 짐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나는 곧장 버스 정류장을 찾아 나섰다.

 

 

멀지 않은 곳에서 정류장을 찾을 수가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배낭을 메신 한 아주머니가 다가오더니 폰에 지도를 가리키며 중국어로 말했다. 중,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웠지만 1도 중국어를 모르는 나는... 내가 현지인 같았나..? 영어만 할 수 있다고 말하니 다시 영어로 약간 더듬거리면서 신베이터우로 가는 길을 물어봤다.

 

우연한 만남을 가져다온 장소

 

혼자 여행을 다니는 느낌이 들어서 왠지 더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나는 "저도 신베이터우로 가는길인데 혹시 같이 가실래요?" 라고 한 번 물어봤다. 그러자 고맙다고, 친절하다고 했다. 

서로 살짝씩 더듬기는 했지만 천천히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주머니는 혼자 대만여행을 다니냐고 물어봤고, 나는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대만으로 왔는데 정말 좋다고 이야기했다. 그분은 대만에 산다고 했다.(사실 지역명을 말씀하신 것도 같은데 제대로 듣지 못했다.) 이곳은 잠시 관광을 왔다고.

대만의 날씨 탓인지 이야기를 해서인지 목이 타기 시작했다. 정류장으로 오다가 본 한 음료 전문점으로 갔다.

 

 

 

 

길가의 끝에 코너 쪽에 위치해 있는 작은 가게였다. 버블티에 대해서 지식이 별로 없었던 그 당시엔 밀크티=버블티라 생각을 했었다. 그린티를 시켰고 아래사진과 같이 포장을 해줬다. 펄이 없기에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밀크티는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고 가격도 한 몫 거들었다. 음료의 양도 많았는데 35TWD(약 1,400원) 라니.. 배낭여행 객에게는 딱이었다.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어디에서 왔냐며 점원이 친근하게 물어보기도 했다. 어디에서 왔다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옆에 있는 친구가 한국어를 할 줄 안다며 한국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그렇게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었다. 외국인들이 내가 영어를 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느낌이려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만의 대중교통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하지 것이 금지되어 재빠르게 음료를 마셨다. 정류장에 왔을때에는 버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구글 맵에 떴으나, 딜레이가 된 것 같았다. 그린티를 다 못마신 나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랄까. 버스가 도착하고 목적지인 신베이터우로 향했다.

대만에서 시내버스를 탈때는 우리나라처럼 사람이 정류장앞에 서있는다고 해서 무조건 정차하지 않는다. 원하는 버스가 오면, 손을 흔들어 탄다는 의사를 버스 기사에게 의견을 확실히 전달해야한다.

 

대만에서 버스 요금을 지불할 때는 이지카드 혹은 현금으로 계산하면 된다. 우리나라 버스처럼 기사 앞에 통이 있고 목적지를 말하고 넣으면 된다. 이지카드는 전광판에上이 보이면 탑승을 할 때 찍으면 된다. 下가보이면 내릴때 카드를 찍으면 된다. 버스마다 다르지만 下모두표시된버스도있다. 그때는 승하차 모두 이지카드를 찍으면 된다.

 

타이베이의 시내버스의 내부는 우리나라 버스와 별다를게 없어 보인다. 

 

 

신베이터우와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던 중 한 은행 앞에서 바닥에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강아지를 보았다. 자신감이 넘치는 귀여운 강아지였다. 

 

지하철을 타고 갔었으면 버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걷게 되는 거리가 짧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걸으며 대만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었기에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초등학생들이 나들이를 나왔는지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근처 학교에서 하교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통량이 꽤나 많은 편이었기에 학생들을 위해서 교통통제를 해주시는 선생님도 볼 수 있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자주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이고 신기한 것들이지만, 현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일상이라는 것이 떠올라 뭔가 더 세세히 살펴보고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최근에 김영하 작가님이 쓰신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Nobody일 뿐이다. 다양한 나라를 경험했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쓸쓸하게도 이것이 어느정도 와닿기도 했다. 정류장에서 마주친 사람, 가게에서 웃으며 인사를 하던 사람, 숙소에서 나를 반겨주던 사람 모두 내가 이곳을 떠나면 그 사람들과 나 모두 기억속에서 잊혀지겠지.

 

 

 

신베이터우 지열곡에 가까워 질수록 온천 유황냄새와,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들을 볼 수가 있었다. 언덕 길을 오르다가 보면 곳곳에 돈을 내고 온천을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다른 글에서는 족욕을 할 수 있게 개방을 해놓은 곳도 있다고 했는데, 가는 길에 잠시 들려 보았을 때는 사람이 무척많고 물은 그렇게 깨끗해 보이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다.

 

 

지열곡으로 향하다 보면 볼 수 있는 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이다. 앞에 관광객들이 많이 서 있고 앉아 있기도 했다. 온천을 할 때 입을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에..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온천 이용방법에 대해서 쓰여 있었고 가격도 착한 편이었다.

 

 

신베이터우 열곡대에 도착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처럼 수증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나타냈다. 물은 에메랄드 빛에 가까운 색을 띄고 있었고 주위의 나무들과 건물이 반사되어 무척 아름다웠다.

 

 

한켠에 폭포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은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표지판이 있다. 열곡대에 찾아갔던 시간 탓인지, 날씨 탓인지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가족 단위로 오는 관광객들도 보였고, 혼자 오는 사람도 종종보였다.

 

 

솔직히 말해, 신베이터우 열곡대 만을 보기 위해서 이곳까지 오는 것은 개인적으로 추천을 하지는 않는다. 특히 여행기간이 짧다면 다른곳을 가는 것이 더 나을수도 있다. 타이베이 중심지까지 그렇게 가까운 것도 아니기에.. 만약 피로를 풀고자 온천을 하러 온다면 한 번 들려보는 것도 좋다.
물론 반대로 일정이 여유롭다면 한번쯤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런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으니.

나의 경우에는 여행기간이 짧았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온천을 보기가 힘들기도 하고 사진을 보고 한번 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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