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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에세이

인간관계의 어려움(Feat. 소심한 성격)

by Universe7 2020. 6. 28.

#소심한 성격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 탓에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작은 것에도 내가 실수를 하지 않았는지 생각할 때가 많았다.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 그런 나를 스스로 바보 같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적극적이게 굴지 못하는 스스로를 비판하고, 감추고자 가면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성격은 바뀌지 않았고 스스로를 더욱더 힘들게 만들었다.

 

흔히들 성격을 크게 내향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으로 나눈다. 하지만 이것은 감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두가지로 사람의 성격을 나누기에는 불충분하다. 충분히 두 성격이 공존할 수 있으며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에 대해서 성향을 외향적, 내향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친구들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원하지만 때로는 에너지와 감성을 많이 소비해서 어울리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성격을 가진 난, 자신에게는 무척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너그럽다. 과거에 실수한 것과 후회를 계속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소심해지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게 된다.

 

아래의 이야기는 내가 겪었던 일이다.

 

#페르소나, 연극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봐왔던 고향 친구들이 아닌 대학 친구들을 처음으로 사귀게 되었다. 고향에서는 나의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 탓인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어려웠다. 시골이었던 고향을 벗어나 대학교라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성격과는 맞지 않게 무척이나 밝고 쾌활한 척을 했다. 기숙사에서 처음 동기들을 만난 나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하지도 않았던 개인 톡을 먼저 해보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렇게 몇 번의 술자리와 수업이 지나고 과제 관련 정보를 찾던 중 우연히 '페르소나(Persona)*'와 관련된 글을 본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등골이 오싹해졌다. 페르소나는 당시 나의 모습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나 스스로 보다는 상대방에게 보이는 모습을 더 신경 쓰며 가면을 쓰고 무리에 어울리기 위해 나를 감추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 연기를 하며 지냈다. 회의감과 불안감. 나 자신이 내가 아닌것 같았다. 자취방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청승맞게 울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향적, 소심한 성격에도 장점이 있다고 흔히들 말하고는 한다. 사람들의 감정 변화를 쉽게 알아차리고, 그 감정에 공감해 줄 수 있다는 장점. 하지만 우리 누구나 암묵적으로 알고있다. 사회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들을 많이 원한다. 게다가, 다른 것을 인정해 주지 못하고 틀린 것이라 생각하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페르소나 :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생이라는 연극의 배우인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57716&cid=40942&categoryId=32972

 

페르소나

‘인격’ ‘위격’ 등의 뜻으로 쓰이는 라틴어. 본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것이 점차 인생이라는 연극의 배우인 인간 개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철학용어��

terms.naver.com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야

 

사람들은 애석하게도 자주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 "너는 소심해서 탈이야. 넌 너무 촐랑대." 우리는 애써 이것을 무시하려 노력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그 말을 따라가게 된다. 자신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말에 상처를 받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쿨하게 인정해버려라. 그러나 타인에게 내비치는 그 모습이 나의 전부는 아니다. 자신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단점이 있다면 어떠한가.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남의 잣대가 아닌, 스스로 진정한 나를 발견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이것은 절대로 쉽지 않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내가 누군지 아직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야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뭔지, 싫어하는 것은 뭔지, 내 성향은 어떠한지, 내 장점은 무엇인지, 부족한 것은 뭔지. 또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 ???

 

글의 내용은 얼마 되지 않지만 포스팅을 하기까지 글을 몇 번이나 쓰고 지웠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거의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고립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에게 연락이 와서 이야기를 나눠도 전혀 신나지 않고 기분이 언짢기만 했다. 누군가를 만나서 놀고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혼자가 되고 싶었다. 정말 무기력했다. 이 이상한 기분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사춘기는 이미 겪었지만 제3의 사춘기인가도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천천히, 느리지만 나를 파악해 가고 발전하는 과정이라 믿는다. 동시에 나만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나만큼은 아니더라도 모든 20대가 겪는 일련의 과정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다지 많은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글의 앞뒤가 맞지 않을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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